Maetel의 비밀

인터넷의 아름다움이란 떠돌아 다니는 무수한 정보들이겠지만, 방치되어 버린 블로그나 훗날 사자려버리는 자료들이 많기에 송락현 (http://kr.blog.yahoo.com/anicapsule) 님이 올려 놓으신 글을 여기에 퍼다 올립니다.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Galaxy Express 999와 Queen Millennia에 관련된 정보라서 ^^


지금부터 정확히 10년 전에 ···
제가 PC 통신 HiTEL에 은하철도 999 – 9대 미스테리라는 글을 썼던 적이 있었습니다.

http://blog.paran.com/gazzet/254648

당시 하이텔 최고 조회수 기록하고, 나중에 딴지일보에까지 실리면서(ㅡ^ㅡ) 지금은 인터넷의 바다에 완전히 공개 자료로 유포가 되어 버린 상황입니다만;;;;;;;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나중에 새롭게 알게된 사실들이 있어서 원문을 수정 했으나 이미 퍼간 글들을 하나하나 추적해서 수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지금도 인터넷에 떠도는 제 글을 발견할 때마다 매우 우울한 기분입니다(뭐.. 저글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ㅠ.ㅜ)

근데 더더욱 우울한 심정이 되는 것은 ···

90년대 후반부터 원작자인 마쓰모토 레이지 선생이 연로(!)한 와중에 창작을 재개하시는 바람에 예전에 만들어 두었던 유언장들의 내용을 다 까먹어 버리시고 본래의 일가친척이 누구인지조차 마구 헷갈리시고 있는 사태가 발생하여 은하철도 999의 세계관 자체가 탈선 위기(아니 이미 탈선;;;;;)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 1982년에 1000년 여왕 극장판 개봉하면서 스스로 이것이 확정판이라고 공언을 했던 은하철도 999와 1000년 여왕 가문의 족보라고 할 수 있는데 ···

은하철도 999 와 천년여왕 족보

저때는 분명히 메텔과 유키노 야요이(1000년 여왕)의 어머니가 프로메슘이며 메텔과 에메랄더스의 관계는 친구 사이로 규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

은하철도999: 이터널 판타지
은하철도 999: 이터널 판타지 1998년

화성여단 DNA 사이트 999.9
화성여단 다나사이트 999.9 1998년

여왕 에메랄다스
퀸 에메랄더스 1998년

하록사가
하록 사가: 니벨룽겐의 반지~라인의 황금 1999년

메텔 레젼드
메텔 레전드 2000년

건 프론티어
건 프론티어 2002년

은하철도이야기
은하철도 이야기 2003년

우주 교향시 메텔
우주교향시 메텔 ~ 은하철도 999 외전 2004년

등의 작품을 거치면서 메텔과 에메랄더스는 쌍둥이 자매이며(뭐.. 여기까지는 과거에도 비슷한 언급이 있어서 충격파가 크진 않았습니다) 결정적으로 ‘프로메슘 = 1000년 여왕’ 이라는 사실(게다가 그 프로메슘의 클론까지 등장;;;;;)에 데미지 만땅으로 입어버려.. 이후 이 세계관을 이성적으로 이해하려는 것은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이 없다고 자체 판단, 그냥 추억으로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말이지요.

전부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으로 묻어두어 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찝찝한 미스테리가 하나 남아 버렸네요.

바로 메텔의 신체에 대한 미스테리입니다.

물론 메텔의 몸은 본래 철이의 엄마 몸에 기초하고 있으며, 메텔의 원래 몸은 명왕성 얼음 묘지에 안장되어 있다는 설정 등이 과거 TV 시리즈와 극장판 등에서 공개되었습니다만, 그러한 설정 만으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일화가 있습니다.

아래의 장면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위의 그림은 은하철도 999의 원작 코믹스 제2권에 수록된 ‘아지랑이별의 문호’편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애니메이션 기준 TV판 제28화)

다음 장면에 나오지만, 이 대목에서 문호는 거의 넋을 잃고 앉아 있다가 메텔 일행이 떠난 뒤에야 정신을 가다듬고 “난 지금까지 악몽을 꾼 거야.”라고 말하지요.

그렇다면 대체 그 문호가 본 것은 무엇일까요? 무엇을 보았기에 그것이 악몽이라고 일축해 버렸던 것일까요??

이 에피소드는 ‘메텔의 정체’에 대한 단서가 암시된 대표적인 장면으로서 많은 논란이 되기도 했었는데, 먼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은 위의 대사에도 나타나 있듯이 유독 여자라는 단어에 악센트가 찍히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제가 어떤 여자인지 보여 드린다고 말하고 메텔이 코트 속을 펼쳐 보이자 문호가 기겁을 해버렸던 것이죠.

이 장면이 최초 공개 되었을 당시 팬들이 가장 먼저 의문을 재기했던 것은 바로 메텔의 성별 문제였습니다.

에.. 그러니까 뭐시기냐.. 영화 크라잉 게임에 나왔던 문제의 그 장면 아시죠?

그런 허걱(!)스런 상황이 아니라면,
알몸을 보고 악몽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에피소드가 은하철도 999 TV 시리즈(전 113화)에 몇 편 더 있는데, 4차원 공간의 엘리베이터(제99화)편에 나오는 키자르나라는 제비족과 눈의 여왕(제91화)편에 나오는 스노우락도 메텔의 나신을 보고 모두 기겁했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철이처럼 메텔을 어머니 같은 느낌으로 바라본 것이 아닌, 모두 여자로(그러니까 거시기한 꼼수를 가지고;;;;) 보고 접근했던 케이스들이지요.

물론.. 은하철도 999 전 시리즈에서 메텔의 나신이 여러 번 노출됩니다. 심지어 극장판에서는 X레이 투사 이미지까지 나오죠.

하지만 신체적으로 정상적인 여성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면, 산전수전 다 겪은 아지랑이별의 저 늙은 소설가가 저토록 기겁 하지는 않았을 거란 것이죠.

설마 ‘크라잉 게임’ 같은 사태라도.. ㅡㅡa